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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 ‘1세대 유럽파’ 박상인, 허승표가 이끄는 서울시 70대 축구단

 

(정도일보)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고 경상북도축구협회, 안동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제11회 대통령기 전국축구 한마당’이 경상북도 안동에서 개최됐다. 본 대회는 동호인 축구 저변확대와 동호인들 간의 친선 도모를 목적으로 11회째 진행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전국 76개 클럽 선수단이 참여하며, 장년부(40대), 노장부(50대), 실버부(60대), 황금부(70대), 여성부로 나누어 24일 예선, 25일 본선 및 결선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렸다.


이 가운데 황금부(70대)에서는 25일 열린 결승전에서 박상인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 서초축구회가 경상북도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우승하며 전국대회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4일 울산시와의 8강전 경기 후 만난 서울시 황금부(70대) 박상인 감독을 만났다. 박 감독은 1970년대 후반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1980년대 초반에는 차범근, 허정무 등과 함께 유럽 무대에서 뛰었던 1세대 유럽파이자 축구 원로다. 그는 실업팀인 상업은행에서 뛰다가 1981년 당대 최고의 리그였던 분데스리가 소속 MSV 뒤스부르크에 입단했다. 통산 A매치 71경기 16골을 기록했으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전천후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내셔널리그의 부산교통공사 감독으로도 재직했다.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비록 무대는 달라졌지만, 그의 포지션은 그대로였다. 울산시와의 8강전에서도 미드필더로 출전해 경기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2년 반 전에 서울시 서초축구회에 합류해 1주일에 1, 2회씩 운동을 하다가 자연스레 팀으로 모이게 됐다. 우리끼리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서울시 대회에서 우승하게 됐다. 우승팀 자격으로 서울시를 대표해 대통령기에 출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우리 팀에는 나를 비롯해 허승표, 김기호, 김동호, 김기효 등이 선수 출신이다.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는 허승표(피플웍스 회장) 역시 1970년대 서울신탁은행 축구단 시절 잉글랜드로 축구 연수를 떠나 아스날FC 등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했던 ‘1세대 유럽파’였다. 그는 “은퇴한 뒤에도 수십 년 동안 이들과 함께 동호회 축구를 해왔다. 직장을 다니며, 사업을 하면서도 주말에는 항상 축구장에 있었다. 서울시 대표로 전국대회까지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예전 선수 시절 생각도 나고 기분이 좋다”고 운을 뗐다.


허 씨는 “이번 대회는 선수 입장에서 시설이 만족스럽고 운영도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운동장 상태를 비롯해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든다.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대한축구협회와 안동시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는 단순히 축구 경기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호흡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인 것 같다. 연령대별로 대회가 나뉘다 보니 20년, 30년 전 동호회 축구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상대하기도 하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울시 서초축구회 70대 팀은 박상인 감독의 호언을 증명하듯 이번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고비가 되리라 예측했던 4강 하남시와의 경기에서는 박상인 감독이 직접 두 골을 득점하며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어진 결승전에서는 경상북도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꺾고 승리하며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우승의 대업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