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칼럼] 노욕(老慾)의 구태 정치, 그리고 박영순 전 구리시 4선 시장

"구태 정치를 청산하려는 노력이 결여된 정당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어"

 

 

"구태 정치를 청산하려는 노력이 결여된 정당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어"

 

[김현섭 칼럼] 노욕(老慾)이란 '늙은이가 부리는 욕심'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늙은이'란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노년의 처세에 바르지 못하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 추접한 일을 꾸미는 꼴불견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구리시 지역정가가 박영순(75) 전 4선 구리시장의 국민의 힘 입당을 두고 말들이 많다. 박 전 시장은 진보 정당에서 민선 2, 4, 5, 6대 시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6회 시장 임기는 순탄치 못했다. 지난 2015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받고 시장직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마지막 임기 중에는 실체 없는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 등 온갖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런 그가 2022년 75세에 입당을 불허한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당적을 바꿔 국민의 힘에 대선을 앞둔 2월 22일 입당을 했다. 그리고 최근 구리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지난 2월 22일이면 당시 대선을 앞둔 국민의 힘으로선 단 한표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 민주당 후 국민의 힘 입당을 추진한 박 전 시장에게 관대했다. 하지만 입당과 피선거권 후보 등록은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예비후보 등록 등의 선거 행위는 많은 지역 주민들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구리 시민들로서는 국민의 힘에서 정당 차원의 자정 능력이 있는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정치인의 미덕은 소신 정치이다. 그 소신 정치에 가장 우선되는 것이 정당 선택이다. 따라서 자기자신의 이해타산에만 맞춰 철새처럼 정당을 오락가락하는 것은 부도덕한 정치인이 아닐 수 없다. 사라져야 할 구태 정치인의 민낯이다. 

 

특히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목소리, 즉 "민주당 정권에서 누릴 것 다누리고 잘먹고 잘살다가 정권교체가 확실하니깐 자기가 몸담던 당을 배신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또다시 권력을 누리려고 한다"라는 불신과 "결국 노년의 과욕으로 오직 자기 개인의 영달을 위한 기회주의적 행태로는 이번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 다음 총선도 물건너 가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도 이룰수 없다"는 우려를 국민의 힘 지도부에서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공은 국민의 힘 공천심사위로 넘어갔다. 이런 행위는 당차원에서 과감히 솎아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위의 불신과 우려가 당장 6월1일 국민의 힘으로서는 불가항력적 표심으로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구태 정치를 청산하려는 노력이 결여된 정당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 이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