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일보 사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불발됐다.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기자회견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 것은 대다수 국민들이 '단일화 결렬'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령 단일화 결렬로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윤 후보가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안 후보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오히려 중도표만 깎아먹는 행태이다. 기왕 단일화 없이 선거를 치르기로 작정을 했다면, 윤 후보측으로선 그 소신대로 남은 기간 선거운동에 매진하면 그 뿐이다.
안철수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지만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여기서 보듯 단일화가 반드시 승리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를 성사시키느냐 마느냐는 남은 선거운동에 달려있다. 왜 정권교체가 반드시 필요한지를 국민들에게 더 집중적으로 설득시켜야 한다. 남은 기간 불필요한 단일화 협상 노력이 오히려 본 선거에서 필패의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 -프랭클린 P 애덤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플라톤
이제 사실상의 단일화 결렬로 오히려 중도층한테 정권교체의 화두가 넘어왔다. 필자를 포함한 중도층으로선 앞서 애덤스와 플라톤의 말처럼 "누가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지, 누가 더 저질스럽게 느껴지는지"를 결정해서 투표권을 행사하면 된다. 덜 나쁜 놈을 뽑는 선거에 단일화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