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맛집 인터뷰] 수원시 권선구 '커/피/볶/는 커/피/내/음' 이경애 대표

매출의 80% 이상이 단골 손님인 동네 사랑방
입맛 까다로운 30~40대 주부들이 많이 찾는 카페
돈이나 삶의 질 이런 것을 떠나서 늘 감사하며 살고 있는 착한 대표

 

 [정도일보 윤진한 기자] 커피 맛을 모르는 커피 문외한도 뭔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 미묘한 맛의 차이... 커피가 없으면 어쩔뻔했을까 싶은 사람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 맛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한번 찾아가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커피 전문점. 수원시 권선구 소재 '커피볶는 커피내음' 이경애 대표(62세. 사진1)를 석가탄신일인 19일 오후 2시 만났다. 50평의 넓은 매장과 야외 공간, 그리고 4명의 직원이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 '미소가 넉넉하고 아름다운' 이경애 대표는 그야말로 '감사와 배려, 그리고 친절'이라는 삶의 훈장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착한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받았다. 착한가게 '커피내음'의 주인장 이경애 대표를 윤진한 기자와 함께 만났다/편집자주 

 

 

 

 

 

▲코로나19로 모든 업종이 다 어려운데, 드물게 손님이 많다. 목이 좋은 곳도 아닌데, 대표님만의 영업 비결이 따로 있는지?

 

 "코로나19가 생기기 전 이 시간대면 카페안이 손님들로 꽉찼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절반도 안찬 상태이다. 2010년 7월에 카페 오픈을 하면서 '우리 가족처럼 손님들을 맞겠다'고 결심을 하고 오늘까지 그 약속을 지켜왔다. 직원들에게도 '청결과 친절'을 늘 강조해왔다. 우리 매장 매출의 80% 이상이 단골 손님이다. 한 번 들르신 손님이 즐겁게 다시 찾는 카페를 만들기 위해 카페 분위기, 청결, 인테리어, 친절교육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커피 맛이 남다르다. 아주 좋다. 무언가 노하우가 있을 듯 싶다.

 

"20대때 회사 경리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 이후에는 자녀 양육에만 전념했다. 전업주부 시절 커피를 참 좋아했었다. 그러다가 아이들도 다 성장하고, 일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커피 전문점 카페 오픈이었다. 최고의 커피 맛을 찾았다. 열심히 배웠다. 우리 카페의 커피 맛 비결은 '좋은 원두를 사용해서 정성껏 직접 로스팅(생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것)하는 것'이다.

 

▲매장 손님이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입맛 까다로운 30~40대 주부들이 많다.

"우리 카페에서 판매하는 전통차와 케익, 과자 등 모든 것을 직접 제가 다 만든다. 그래서 손님들이 맛과 영양, 신선도 등을 믿고 산다. 또 지역 주민들께서 우리 카페를 사랑방처럼 여기며 이용하신다. 벌써 횟수로 11년을 함께 했으니, 이제는 정말 가족처럼 편하게 찾는다. 길 건너편에 아메리카노 한잔에 1500원 하는 저가커피 체인점인 메가커피가 들어서면서 매출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이런 단골손님들 덕분이다. 무엇보다 커피 맛은 자신있다. 생두도 최고의 것만 사용하고 있다. 30~40대 주부들 입맛은 까다롭다. 무엇보다 커피맛이 좋아야 그분들 입맛을 맞출 수가 있다. 그 다음이 친절한 서비스이다."

 

 

 

 손님 한 분을 어렵게 인터뷰를 했다. 인근 아파트 40대 주부이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대화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지만, 그전에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직원들이 "어서 오세요! 커피내음입니다."라며 큰 소리로 반겨주는 카페입니다. 특히 여 사장님의 미소도 최고이지만, 목소리는 톤이 높고 맑아 처진 기분으로 카페에 오는 사람들 기분을 업 시켜줍니다. 사장님의 항상 웃는 얼굴에서 순수함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러기에 저와 같은 단골들이 많고, 주변의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단골 손님들과의 친밀도가 굉장히 높다. 비결이라도 있는지?


"역지사지해서 손님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넓고 편안한 공간, 맛있는 커피와 브런치, 친절한 직원들이 있는 곳을 또 찾게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와 내 가족들이 마시고 먹는다는 생각으로 차와 디저트 등을 직접 반죽하며 만들었다. 그렇게 맛이 좋고 편안한 공간으로 소문이 나다보니 어느 사이 우리 카페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동네 분들이 많이 팔아주는 곳, 인근 학교 학부모들이 많이 애용하는 곳으로 소문이 났다. 자주 뵙는 손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웃사촌이 됐다. 제가 대상포진에 걸렸을때 면역력에 좋다면서 홍삼원액을 갖다주신 손님의 그 고마움과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사람 사는 맛을 느끼며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경애 대표의 꿈은 몇 달 동안만이라도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는 것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참 소박한 꿈이구나 싶다. 또 좌우명이 '착하게 살자'라고 한다.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감사하며 살자"가 좌우명이라고 하니 살아온 삶의 궤적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싶다.

 

 

 

▲지금같은 시기에 직원 4명이면 일자리 창출면에서도 칭찬을 드리고 싶다. 

 

"다행히 인건비 부담은 하지 않고 있다. 내가 조금더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인근 청소년수련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학생들이 인턴으로 바리스타 실습을 나온다. 그러면 성심성의껏 잘 가르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각자의 위치에서 멋진 삶을 살아가기를 늘 응원하고 있다.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봉사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다문화센터에 커피 원두를 후원하는 등 늘 마음은 함께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예전처럼 자유롭게 사람들이 활기차고 희망에 차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청년들이 좋은 직장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저는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돈이나 삶의 질 이런 것을 떠나서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든데 현상유지라도 하며 이렇게 이웃들과 어울려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잘 되는 집은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차와 음식을 파는 업종의 맛집은 "첫째 맛있다, 둘째 친절하고 청결하다, 셋째 분위기가 편안하다, 넷째 손님들과의 소통이 뛰어나다" 등을 꼽을 수 있다. 수원시 권선구의 맛집 카페 '커피볶는 커피내음'... 어디선가 구수하고 고소한 커피내음이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는 필자의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