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함께 읽는 詩] 여름과 가을 사이 / 김덕진

 

 

 

※정도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시(자작시 포함)를 보내주시면 소중하게 보도를 하겠습니다. 시인의 등단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편집국

 

 

      여름과 가을 사이
                           -김덕진

 

조금 낮은 비올라 선율로
왈츠를 들으면 좋은 날

 

흰색 운동화에 헐렁한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콧노래 부르며 혼자 걸어도 좋은 날

 

말려둔 장미꽃잎 에스프레소에 빠트려
느리게 마셔도 좋은 날

 

愛人을 기다리 듯 설렌다
길 끝에 가을이 나와 있을까

 

 

※이번 시화전은 매년 수원문인협회에서 장소를 달리 해서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페북 친구인 김은영님의 게시물을 보다가, 김덕진 시인의 '여름과 가을 사이'라는 작품이 눈에 띄어서 본보 [함께 읽는 詩]에 연재를 하려고 공유를 했습니다. 특히 이재준 시장께서 출품한 '새 빛'이라는 시는 당신이 바라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수원시를 바라고 소망하는 마음이 올곧히 담겨 있어서 무엇을 보도할 지 두 작품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창 밖으로 거센 빗줄기가 건물과 거리의 시멘트 때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문득, 여름과 겨울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사망자들의 슬픈 인생역정이나 홍수로 인해 집을 잃고 친지를 잃은 분들의 눈물 등등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정말로 많은 사연들이 있구나 싶습니다. 본문의 '흰색 운동화에 헐렁한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라는 행처럼, 삶의 희노애락을 잠시 내려 놓고 어느 조용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듯한 서정적인 시간이 독자분들께 고즈넉히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조금만 더 힘내세요/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