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일보 윤진성 기자]고흥군민뿐만 아니라 득량만 일대 전남 도민들에게 필연적으로 피해를 주고 미래 생태 환경을 악화시키는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과 관련하여 침묵하고 있는 21대 고흥, 보성, 장흥, 강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들께 긴급하게 질의합니다.
우리 주민들은 2017년 7월 저지대책위를 구성해서 1인시위 144일, 월요집회 124회 등 1,000여 일 동안 국가비행시험장 건설의 부당성을 줄기차게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회에 탄원서를 보냈고 주민 200여 명이 참여하는 행정소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후보자 여러분은 지난 3년 동안 비행시험장의 문제점과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 주민들이 일관되게 반대활동을 펼쳐 왔음에도 어떤 대안이나 대책 마련도 없이 농어민과 주민을 위하겠다며 국회의원 후보로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각 후보님들은 주민들의 선택을 받기 전에 비행시험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4월 12일까지 국가비행시험장 건설에 대한 찬반 입장을 그 사유와 함께 명확히 밝혀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지금까지 주민들이 제기한 국가비행시험장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고흥 만에 현재 건설 중인 국가비행시험장은 123ha 농경지를 주민 동의도 없이, 단 한 번의 찬반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강제 전용하여 강행되고 있습니다.
고흥만은 거대하고 무한한 황금 갯벌이었으며 남해안 어류의 주요산란지였습니다. 이 소중한 자연자원이 토건 사업에 눈먼 정책에 의해 간척되었습니다. 당시 농어민들에게 어업소득을 농업소득으로 바꿔주겠다고 약속하고 농업기금 4,000억 원을 투입해 간척농경지를 조성했습니다.
그러나 1991년에 시작해 2012년 간척농지가 완공되기까지 많은 마을과 학교가 사라지고 주민이 떠나야 했으며 우려했던 대로 산란지 소멸로 인해 득량만 어족자원은 줄고, 수질 악화로 여러 가지 피해만 당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주민들이 피해를 감수하며 기다린 농경지를 완공도 되기 전에 암암리에 비행시험장 용도로 추진한 것이 이명박 정부 시절 관료와 지자체장들이었습니다. 이것은 주민에 대한 배신행위입니다.
2. 이 비행시험장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비행기를 고흥만과 득량만 상공에서 시험(반경 10km 시험 공역)하기 때문에 고흥, 보성, 장흥, 완도 농어민들이 필연적으로 소음과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도 “소음은 기준치보다 낮다. 비행기 사고는 차 사고보다 적다”고 할 뿐 어떠한 대책도 없습니다. 더구나 보성, 장흥, 완도 주민들에게는 형식적인 설명회 한번 하지 않고 사업을 확정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기본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3. 이 사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주민들을 속이고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도 없이 추진되어왔습니다.
가. 2011년 산자부 항공산업발전계획은 중복 투자 방지를 전제로 지역별로 생산(사천 등), 연구(수도권), 정비(부산 등), 비행시험(고흥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나. 2014년 국토부 최종용역보고서는 고흥만에 비행시험 활주로를 1단계 1.2km, 2단계 1.8km, 3단계 2.5km로 확대하고 대형항공기까지 시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 2015년 산자부와 국토부가 국가종합비행시험장 건설을 합의하고, 전남 도민들에게는 아무런 공지도 없이 득량만에 반경 10km 비행시험 전용 공역을 지정했습니다.
라. 2016년 국토부장관이 아닌 고흥군수가 고흥만 간척지 123ha를 국가비행시험장용 연구시설로 용도 변경을 위한 군 관리 계획을 추진하였습니다.
마. 공항시설법이 정한 공항개발 종합계획과 기본계획도 순서가 뒤바뀌고 꿰맞추기 식으로 추진하고, 허위공문서 등으로 합법성을 가장하며 현재 고흥만에 건설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관되게 정보 미공개와 꼼수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이러한 허위 행위를 모두 눈감아 두더라도, 국가비행시험장이 과연 득량만 일대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에서 비행기 소음이 가축과 어류에 어떤 피해가 있는지 조사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천혜의 생태환경이라고 자랑하는 득량만에서 연간 3,000회의 비행시험을 하면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소음 피해에 대한 어떤 대책도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병과 미세먼지 등 기후위기 앞에서 생태환경의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전남 남해안은 청정지역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자연적이고 사회적 생태자산을 보전 발전시키는 방안만이 주민들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합니다.
허구적인 토건 사업 유치를 부추겨 지역 발전인양 호도하고, 실제적으로는 농어민의 재산과 삶의 터전을 망치는 행위가 더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국회의원 후보자 여러분!
국가비행시험장에 대한 후보자 여러분의 과거 입장과 상관없이, 저희가 제기한 주장을 심각하게 고민해 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투표 3일 전인 4월 12일까지 국가비행시험장에 대한 견해를 명확히 밝혀 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요구합니다.
끝으로 21대 고흥, 보성, 장흥, 강진 국회의원 후보자 여러분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2020. 4. 10.
고흥만비행시험장저지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