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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해수호의 날,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보훈의 실천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최재호

[기고/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최재호]2002년 6월 29일, 서해바다 연평도 인근 해상. 북한 경비정의 기습 포격을 시작으로 남과 북 경비정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6명의 우리 해군 장병이 전사했다.

 

2010년 3월 26일에는 서해바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함정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46명의 승조원이 목숨을 잃었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명의 아까운 목숨이 더 희생됐다. 같은 해 11월 23일에는 북한의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으로 2명의 해병이 전사했다. 그렇게 55인의 생명이 조국의 제단에 바쳐졌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도발로부터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이들을 온 국민이 함께 추모하고, 안보의식과 국토수호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제정된 정부 기념일이다. 2016년에 제정되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다. 서해수호의 날은 3월 넷째 금요일로, 서해수호 사건 중 가장 희생자가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올해 서해수호의 날은 3월 27일이다.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번영과 안전은 서해수호 55용사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임을 새삼스레 상기해본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남겨진 가족들이 그 훈공에 맞는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보훈’이라고 부른다.

 

보훈은 나라를 위해 희생, 공헌한 이들의 정신을 받들고 그에 합당한 지원을 시행함으로써 사회적 갈등 해소와 국민통합을 이루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분단이라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현실 속에서 보훈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 확고한 안보의식의 첫걸음이 바로 희생과 공헌에 대한 보상과 예우, 바로 보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실천하는 보훈이란 결코 거창하고 어려운 영역의 일은 아니다. 보훈은 잊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의식적으로 기억하려는 행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보훈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서해수호 55용사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떠올려 기억하는 것,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훌륭한 ‘보훈의 실천’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서해수호의 날을 맞았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일상에서 서해수호 55용사를 떠올리며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가장 쉬운 보훈부터 실천하고 그 뜻을 키워 나간다면, 이번 서해수호의 날이 전사자 추모를 넘어 온 국민이 직면한 어려움 극복의 단초가 되는 본래 의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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