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 우호태 ] 글제가 매우 무겁단 생각이나 결연한 의지 표명인 셈이다. <병점초등학교 이전 결사 반대>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여섯마디 중반이니 졸업한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이따금 학교옆을 지날 때면 울안 운동장에 아이들 뛰노는 모습을 보며 동심에 들거나 내가 새삼 어른이란 생각이 일곤한다. 1만여 동문이 배출된 학교요, 8.15 광복절 체육대회가 열리면 태안읍민이 모여 리별 대항전을 치루던 곳이다.
바르게 자라라 가르침 주시던 나00 엄00 함00 방00 송00, 담임 선생님들과 김00 노00 교감 교장 선생님이 생각난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 졸업식에 후배들과 부르던 가사도 떠오른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사람도리를 일러주신 고)임00 육성회장님, 맘껏 뛰놀라며 학교운동장 부지를 기부하신 고)박00 어르신 등 모교에 대한 기억이 몽실몽실하다.
병점초교는 기업가, 교육자, 관료, 문인, 예술인, 정치인, …수많이 배출된 병점/태안의 얼굴이요 상징이거늘 곧 100만에 이를 도심에서 개발논리로 어찌 사라져야 한단 말인가? 역사문화 사적지라도 만들려고 하는가? 청년화성에 뭐라해도 정신적 바탕은 각 읍면에 자리한 유서 깊은 초교들이요 배출된 동문이지 않은가?
합리적 절차를 도외시한 일방의 진행은 탁한 그림자를 낳을 뿐이다. 정문 명패의 제거는 불순한 의도일게다. 진상이 정확해야 한다. 학부모와 추진위원들에게 협박성(?) 전화나 메세지 또한 엄히 다스려야 할 일이다.
이 지경에 이르도록 그대는 어느 자리에 누구인가? 제자리에 공인의 직분을 다하고는 있는가? 병점초교의 지킴은 지역사랑이겠다. 고향을 떠난 동문들조차 자신의 삶의 일부가 훼손됨을 막고자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지 않는가? 우리 삶의 일부가 망가져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병점초교를 지켜내야 한다. 이는 양심의 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