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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정원 조성에 사용해 달라”며 초화 기부했던 형제, 이번에는 직접 손바닥정원 만들었다

광교 더사랑의교회 입구에 ‘이끼 손바닥정원’ 조성

 

 

 

[정도일보 고정희 기자]  지난 5월, “손바닥 정원을 조성하는 데 사용해 달라”며 수원시에 300만 원 상당 초화를 기부했던 박민준(17세)·이안(15세) 형제가 이번에는 손바닥정원을 직접 조성했다.

 

형제는 14일 더사랑의교회(영통구 하동) 입구에 이끼와 구절초 100본, 수국과 송악 20본 등을 심어 3.3㎡ 넓이의 이끼 손바닥정원을 조성했다. 이끼는 집에서 키우던 것이고, 다른 재료는 직접 준비했다.

 

박민준·이안 형제는 오랫동안 모은 용돈으로 털수염풀, 모닝라이트, 꽃창포, 휴케라 등 초화 17종 1160본을 구매해 지난 5월 수원시에 기부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7월 6일 형제와 아버지 박요한(더코너스톤 대표)씨를 만나 고마움을 표현했고, “이번에는 손바닥정원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형제는 집 근처에 적합한 장소를 조사한 후 더사랑의교회와 협의해 교회 앞 공개공지에 손바닥정원을 조성했다.

 

형제는 “시장님께서 우리를 많이 격려해 주셨고, ‘좋은 일은 널리 알려야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고 하셔서 손바닥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며 “이끼가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끼를 집에서 키웠는데, 이끼를 활용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는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이 우리가 만든 이끼 손바닥정원을 보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민준·이안 형제의 아버지 박요한 더코너스톤 대표는 5월 열린 농인, 수어 통역사와 함께하는 일월수목원 해설사 투어 ‘손으로 들려주는 일월수목원 이야기’를 후원하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형제는 수원특례시 청소년의회 도시환경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형제가 기부한 초화류를 활용해 만든 정원에 지금 꽃이 예쁘게 피어서 주민들이 좋아하신다”며 “형제가 만든 손바닥정원이 ‘시민이 만드는 손바닥정원’의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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