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캘리그라피로 암 극복하고 재능기부 통해 선한 영향력 펼치는 가인(佳人)

김순희 고운 캘리그라피 원장의 인생 역전 '화양연화(花樣年華)

 

 

[인터뷰/김순희 고운 캘리그라피 원장] 사람은 출생과 더불어 죽음의 공포를 품에 한고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어쩌면 모든 삶의 궁극적인 물음과 과제가 "어떻게 하면 멋진 인생을 살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을까?"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고운 캘리그라피 김순희 원장. 김 원장은 치열하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지내다가 유방암과 자궁암이라는 거대한 죽음의 공포에 마주칩니다. 그리고 그 죽음의 공포를 삶에 대한 희망과 의욕으로 극복합니다. 그 극복 과정에서 만나게 된 캘리그라피. 김 원장은 인생의 지혜가 담긴 글 등을 멋진 글체로 옮기는 캘리그라피 과정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과 감동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모든 삶은 아릅답습니다. 특히 역경을 극복하고 선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더욱 아름답습니다/편집자 주

 

 

“디지털기기의 과다사용과 불평. 불만. 불신. 삼불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캘리그라피를 꼭 추천하고자 합니다. 좋은 글을 접하고 써봄으로서 내 자신도 힐링이 되고 캘리그라피의 매력인 아날로그적 감성 작품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정신적 위안과 안정을 갖게 하고 감동을 전해 줄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학창 시절부터 글 쓰기를 좋아했었다. 그때 당시에 글 쓰는 거를 좋아해서 오리고 붙이는 걸 하다보니 좋아하게 되었고, 시도 잘 쓰게 되었다. 또 서예를 했었으며 그때 당시 한일 교류전에서 입상을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들이 학교 교내에 칠판 글씨를 다 저에게 시켰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노래를 하는 길을 걸은 적이 있었다.

 

 노래하는 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했었는데 결혼생활에 집중해야 하니 노래하는 것이 감당이 안되었다. 또한 육아와 살림을 감당 해야 했는데 남편의 벌이로는 부족해서 정말 열심히 일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불행이 찾아왔다. 유방암의 판정을 받게 되고 수술 4년 후 재발이 되어 두 번의 재 수술을 했었다. 유방 한 쪽은 절제를 하게 되었고 업친데 덥친격이라고 자궁에 혹까지 생기게 되어 적출수술까지... 그렇게 투병생활 10년 동안 건강도 잃고 정신적으로도 희망을 잃은 상태였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대로 죽음만을 기다릴 수가 없다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앞으로 밖에 나가서 돈을 벌 수도 없는 건강 상태이니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우연히 좋은 캘리그라피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캘리그라피 선생님과 인연이 되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업종으로 삼게 되는 계기가 찾아온 것이다. 늘 배우는 마음으로 글을 쓰며 재능 기부를 진행하면서 하루 하루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같이 작품하는 수강생들에게도 욕심부리지 말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작품을 하며 오늘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되자고 말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만의 어떤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전통적인 규범과 서법에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통해 무한대로 작품 작업을 할 수 있다. 작가 개인의 주관이나 독창성으로 시대적 감각을 표현하는 시각 디자인으로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

 

캘리그라피의 대중적인 인지도와 긍정적인 효과는?

 

 현대인들은 여가 생활을 통해서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을 쏟는다. 많은 것들을 하고 있다. ‘얼마나 배워야 잘 쓸수 있냐’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되는데, ‘기간이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얼마나 꾸준하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라는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 모든건 꾸준한 습관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3년을 매주 한 번씩 쓰는 사람과 3년을 매일 쓰는 사람의 실력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캘리그라피는 내가 좋은 글을 작성함으로 나 자신한테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지만 내가 작품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위안과 안정, 정신적 힐링을 줄 수 있는 직업이다. 또한 캘리그라피는 정서적으로 좋고 정신 수양에 매우 도움이 된다. 나로서는 캘리그라피 수강생들을 가르치면서 내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보람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학력과 상관없이 접근 할 수 있다. 아직은 캘리그라피가 대중적이지 않지만, 저나 수강생들이나 한글의 아름다움을 벗삼아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는 즐거움이 결코 작지 않다.

 

 


 

캘리그라피를 통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캘리그라피 수업을 일대일 수업으로 진행하다보니 수강생분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다 나누게 된다. 요즘은 각종 스트레스와 사회적 현상으로 수강생 중에 정신과 다니는 사람이 오게 되었는데, '캘리그라피 수업이 정신과에 다니는 것보다 정신적 증상 치료에 좋은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현상으로 정신과에 많은 분들이 치료를 받는데 ‘여기에 와서 더 즐거움을 찾게 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면 어떨까’라는 나름 고민도 하고 있다.

 

 작년초 조그맣게 가게를 오픈할 때는 ‘정말 나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 10명만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작년 12월에 그 작은 소망을 가졌던 것이 이루어져 10명이 모여 브런치를 먹게 되었다. 연초의 소망을 이루게 되어 참으로 기뻐했던 일이 생각난다.

 

앞으로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

 

 캘리그라피를 하면서 가장 강렬하게 드는 소망은 후원을 받지 못하고 소외된 보육원 한 곳을 만나 재능기부를 확대하는 것이 올해 목표이다. 청소년 친구들을 만나서 가르치고 자격을 부여해서 사회에 나왔을 때 취업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잘 안되는 현실에 이 아이들의 취업 문턱은 더 높을 거지만 재능 자격을 부여해서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었으면 한다. 

 

 현재 수강생 25분과 함께하고 있는 저는 지금이 제 인생에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다. 실지로 현재 '고운'은 글씨를 배우러 오시는 수강생분들과 집안 얘기 친구 얘기 자식 얘기 등등 모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고 같이 웃고 공감하는 그런 사랑방이 되어 가고 있다. 반찬 한 가지라도 챙겨다 주시는 마음이 아름다운 쌤들 덕분에 매일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유방암 수술을 2번이나 하고 건강의 중요함을 크게 느끼고 그런 것들로 인해 혹시나 혹여나 하는 건강 염려증을 늘 달고 살지만, 저도 캘리그라피를 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된 것은 분명하다. 좋은 글을 쓰고 있으면 이보다 더 행복 할 수 없는 시간이고, 제일 줗아하는 취미가 본업이 되어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인생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글씨를 가르치는 일이 제 사명이라 생각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은 늘 글씨와 함께하는 모든 일에 참여하고 캘리그라피가 사람들에게 더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각 지역을 알리기 위해 '색깔 마케팅'을 하는 곳이 많다. 신안은 퍼플, 장성은 엘로우, 저희 수원은 색깔이 아니라 글씨 마켓팅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수원의 행사나 축제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게 수원특례시 로고가 새겨져 있는 종이에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로 수원을 알리고, 평소 쓰고 싶었던 문구들을 캘리그라퍼들을 통해 예쁘고 멋지게 써 주면 더욱 뜻깊은 수원 방문이 될 것 같다. 글이 주는 힘과 수원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좋은 인연들을 통해 더 좋은 재능기부를 더욱 확대하고 봉사하며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과 같이 아름다운 세상과 정신적인 위안과 힐링으로 밝은 사회로 서로가 사랑하며 어울리고 싶다.

 

 

 가인(佳人)이란 '아름다운 사람'이란 뜻이다. 미인(美人) 역시 '아름다운 사람'이란 뜻이다. 가인과 미인의 차이를 굳이 밝히자면, 겨울을 인내하고 활짝 피어나는 동매화와 5월의 여왕 붉은 장미의 느낌적 느낌이 아닐까?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더욱 알차게 노력할 고운 캘리그라피 김순희 원장의 소망하는 모든 계획에 아름다운 열매 맺히기를 바라본다. 

 

 특히 수원의 행사장이나 축제 현장에서 '행복도시 수원'을 알리는 로고가 담긴 종이에 평소 쓰고 싶었던 문구들을 캘리그라퍼들과 함께 예쁘고 멋지게 써서 간직하는 행사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