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단독 기획] 강동구 천호동, 난개발로 서민 삶 송두리채 망가뜨려

도심 한 복판에 버려진 흉가, 토지수용 과정 부터 공권력 남용 '의혹'

 

 

 

공권력 앞에 무너진 삶, 속수무책 억울한 17년간 투쟁

여인숙 운영하던 오씨, 아파트 건축 과정에서 땅 불법 강제수용

강동구는 출입구도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고 집 파괴 후 옹벽 설치


[사회=김현섭 기자] 서울특별시 강동구 천호3동 452-45번지 2013년 재개발 지역의 모습이다.

 

흉가처럼 남아 있는 구옥들 중심으로 우측에는 태영아파트가 들어섰고, 앞에는 현대프라자, 그리고 주변에는 15층 이상의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강동구 재개발로 파괴된 오길자(여.76)씨의 집, 길 건너편에 태영아파트가 건축됐다.

 

가장 큰 문제는 태영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발생했다. 10미터 도로가 개설되어야 하는데, 오모씨의 집 약16평 정도가 개설되어야 하는 도로에 포함됐다. 개설된 도로와는 평행이 아닌, 약간 비스듬하게 위치한 오모씨의 집은 재개발 과정에서 대각선으로 약 1/3이상이 강제적으로 짤려 나갔다고 한다.

 

오씨는 “도로 개설을 위해 처음에는 약 2.5평이 수용될 것이라고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16평 정도가 수용되어 거의 절반 가까운 토지와 집이 잘려 나갔다”라고 했다.


파괴된 집에 거주 중인 오모씨는 출입구도 없이 약 10cm 공간의 축대를 따라 이동을 한다.


구청은 태영아파트를 건축하면서 도로 방향으로 출입구를 만들어 준다고 약속했지만, 높은 축대만 쌓아 놓고 노령의 오모씨는 약 10cm 공간밖에 없는 축대를 따라 외부로 굵은 쇠 막대를 잡고 위험하게 출입하고 있었다. 

 

반대방향에 있는 출입문은 재개발 때문에 이미 사람이 떠나 폐허로 남아 있는 집들이 있었고, 캄캄한 밤에는 우범지대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오모씨는 아파트 건설에 따른 강제적인 수용에 반대해 강동구청을 여러 번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고건 서울시장 재직시절부터 시작된 오모씨와 강동구청의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당시 오씨는 도시 일용직을 대상으로 월세로 방을 임대했었지만, 토지 강제수용 이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구청은 오씨의 집과 그 주변만 재개발을 막고 있어서 예전에 같이 살던 이웃들처럼 재건축을 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