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류시화 신작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출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류시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뭇잎의 집합이 나뭇잎들이 아니라
나무라고 말하는 사람
꽃의 집합이 꽃들이 아니라
봄이라는 걸 아는 사람
물방울의 집합이 파도이고
파도의 집합이 바다라고 믿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길의 집합이 길들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걸 발견한 사람
절망의 집합이 절망들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도 있음을
슬픔의 집합이 슬픔들이 아니라
힘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벽의 집합이 벽들이 아니라
감옥임을 깨달은 사람
하지만 문은 벽에 산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
날개의 집합이 날개들이 아니라
비상임을 믿는 사람
그리움의 집합이 사랑임을 아는 사람

 

[정도일보 김현섭 기자] 류시화 시인이 10년 만의 침묵을 깨고 신작 시집을 냈다. 

 

이번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은 시인 특유의 '잠언적 언어'로 삶에 대한 성숙한 고찰 71편을 담았다. 

 

특히 '선불교'적인 화두를 일상 언어로 풀어내면서 시상의 깊이와 읽기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번 시집에서는 시도 재미있게 읽히지만 그에 못지않게 편안한 해설이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하면서 미래 시인들의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류시화 시인은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엮은 시집으로 '마음챙김의 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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