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詩] 식사법 / 김경미

독자와 함께 만드는 정도일보 / 박민규(수원/(주)효원ENC 전무이사

 

 

 

※정도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시(자작시 포함)와 짧은 감상평을 보내주시면 소중하게 보도를 하겠습니다. 시인의 등단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편집국

 

 

 

                          식사법 

                                              - 김경미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명에나 못 죽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후회들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것 마져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 번의 삶을 잘 넘길 것

 

 

 

 

세상에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잘 사는 것은 잘 먹는 것일 겁니다. 진수성찬도 불편한 사람과 먹는다면 체하게 되고 좋은 사람과의  한 끼는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지요. 오늘도 좋은분과 맛있는 식사로 기분좋은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박민규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