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일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가 전국 최초로 ‘정의로운 전환 기금’을 조성, 다음 달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및 단계적 폐쇄에 따른 고용 불안과 지역경제 위축을 덜고, 지역 산업 재편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양승조 지사는 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동일 보령시장, 노박래 서천군수, 가세로 태안군수, 이건호 당진부시장,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과 ‘석탄화력발전 단계적 폐지 대응을 위한 충청남도 정의로운 전환 기금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의로운 전환 기금은 지난해 12월 말 보령화력 1·2호기 폐쇄를 앞두고 도가 내놓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마련한, 국내 최초 사례다.
지난 2월에는 역시 전국 처음으로 ‘충청남도 정의로운 전환 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하며 법적 발판을 놨다.
기금 규모는 총 100억 원으로, 올해 10억 원, 내년 15억 원, 2023년부터 3년 동안 매년 25억 원 씩 순차적으로 조성한다.
출연 비율은 도 30%, 시군과 발전3사 10% 씩이다.
기금은 고용 승계, 재취업 훈련, 취업 알선, 전업 지원 등 석탄화력 조기 폐쇄 등 정의로운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및 일자리 전환과 관련한 사업에 사용한다.
또 에너지 전환 대상 지역 기업 유치와 소상공인 지원, 주민 복지 사업, 발전 설비 해체 및 부지 복원·활용을 위한 주민 프로그램 개발 등에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정의로운 전환 관련 사회적 프로그램 운영, 지역 영향 분석 등에 기금을 투입한다.
기금 운용은 도가 다음 달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양 지사는 “석탄화력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로 지역 환경과 도민 건강을 위협했지만,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해 온 것도 사실”이라며 “국가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또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그동안 함께 해왔던 지역 주민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이어 정의로운 전환 기금 운용 계획을 밝힌 뒤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길을 충남이 먼저 가자. 지역경제 충격을 막고 다양한 부장용을 최소화하며 보다 정의롭게 에너지 전환과 지역산업 재구조화를 완수해 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화력발전 58기 중 도내에는 28기가 위치해 있다.
보령화력 1·2호기는 정부의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 폐쇄됐다.
2025년에는 보령화력 2기와 태안화력 2기 등 4기, 2028년 태안화력 1기, 2029년 당진화력 2기와 태안화력 1기 등 3기, 2030년 당진화력 2기, 2032년 태안화력 2기 등 총 12기가 추가 폐쇄된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12월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에 맞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종합대책은 △고용 유지 △지역 세수 감소분 보전 △지역 산업 체질 개선 및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에너지산업 전환 지원 △정의로운 전환 기금 조성 및 프로그램 발굴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는 석탄화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며 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보고, 민선7기 출범과 함께 노후화력 조기 폐쇄를 중점 추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