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택배노조 무기한 총파업 시작…"조합원 92.3%가 찬성“

"분류작업 책임져라"…"택배사, 수십 년간 분류작업 '공짜노동'으로 이익 챙겨"

 

[정도일보 김제영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이 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날 택배사와의 사회적 합의가 불발되면서다. 택배노조는 사실상 공짜 노동인 '분류 작업'을 택배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택배노조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 복합물류센터에서 노조원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날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둘러싼 택배노조-정부-택배사 간의 사회적 합의가 불발되면서 총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5310명 중 92.3%(4901표)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무기한 전면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들은 '오전 9시 출근-11시 배송 출발' 단체행동을 이어간다.

 

노조는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는 수십 년 동안 택배노동자들을 분류작업에 내몰아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다"면서 "과로사 방지대책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해달라는 택배사의 주장은 노동자들을 지금처럼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위험에 방치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문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야 할 우정사업본부는 '자체 연구용역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단 1명의 분류인력도 투입하지 않았다"며 "분류작업을 개선하고 1차 사회적 합의대로 분류비용도 소급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택배노사와 정부는 지난 1월 사회적 합의기구를 설치해 '과로사 방지 대책' 1차 합의안을 도출해낸 바 있다. 합의안은 분류작업 전담 인력 투입 등이 명시돼 있지만, 택배노조는 지금까지 합의안이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전날에는 2차 합의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결렬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총파업을 하는 중에도 사회적 합의를 위한 교섭에는 참여할 방침이다. 다음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는 오는 15~16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