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칼럼] 16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주연 배우 유해진씨가 이번에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국민의 관심 한가운데 서 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인식과 이념 논란이 거세지면서 작품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을 향한 비판과 불매 움직임, 자택 앞 집회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영화 한 편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역사와 이념 문제에서 얼마나 깊게 갈라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에게 영화의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영화의 시나리오와 연출, 제작과 배급은 여러 사람의 판단으로 만들어진다. 유해진 씨 역시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감독에게 우려를 전달했으며, 감독도 시나리오를 수정했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연 배우라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참여한 작품에 대해서는 일정한 사회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국민적 영향력이 큰 배우라면 더욱 그렇다. 작품이 개봉된 뒤 거대한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다면 ‘나는 배우일 뿐’이라는 말만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어제 영화 〈암살자(들)〉을 보러 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이라는 슬픈 역사적 사건을 놓고 기자와 경찰이 하나씩 의문을 추적해 가는 과정은 긴장감이 있었고,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유신과 긴급조치, 언론 통제와 자유언론실천선언 등 당시의 시대 상황을 사건과 교차시키는 구성은 실제 역사와 영화적 창작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보는 내내 마치 사실처럼 다가왔다. 그러면서 영화는 비표가 없는 문세광이 행사장에 들어가는 과정에 경호실이 개입하는 설정, 진실을 말해 달라는 사람에게 경호실장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 중앙정보부가 문세광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전제, 그리고 자유언론실천선언으로 이어지는 시대적 상황까지 영화 곳곳에서 정부 관계자들의 폭력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의문을 만들어냈다. ‘이 사건에는 배후가 있는 것 아닌가.’ 더 나아가 ‘감추는 자, 은폐하는 자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이야기의 바닥에 깔아놓는다. 특히 사형선고를 받고 가는 문세광을 바라보는 유연석 배우의 마지막 장면은 ‘조총련이냐, 중앙정보부냐’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듯했다. 영화는 여러 가
삼국지에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갈량이 아끼던 장수 마속이 군령을 어겨 전투에서 패하자 눈물을 흘리면서도 군율과 조직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책임을 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미워서가 아니라 조직을 살리기 위해 책임을 묻는 것. 저는 지금 경기도 공공기관에 필요한 자세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도일자리재단,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그리고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의정부·파주·안성·포천병원 등에서 연말 인건비 부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그동안 무엇을 하다가 이렇게 직원들의 월급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까. 저는 먼저 묻고 싶습니다. 경영은 오늘 들어온 돈으로 오늘을 버티는 일이 아닙니다. 미래의 위험을 예측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경영진의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2026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였습니다. 도지사가 바뀔 수 있고 도정 철학과 정책, 재정운용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기관은 1년치 인건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기관마다 인건비 부족의 원인과 책임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경영진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본 유시민 작가는 나흘 뒤 ‘미디어오늘내일’에 출연해 강한 말을 했습니다. “대통령이 진작 말했어야 돼요.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에요.” 저는 이 말의 옳고 그름을 떠나, 유시민 작가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공약은 내용만 지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공약이 무엇을 뜻하는지 국민에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과정까지 포함해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2025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한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였습니다. 이후 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한 개혁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산하 공소청이 기소를,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됐습니다. 그런데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자신의 당초 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원래 최대치”는 수사 담당 검사와 소추 담당 검사를 나누고, 법무부 안에서도 수사기관과 소추기관을 분리하는 것이었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그보다 더 나아가 검사는 수사를 하지 못하고 수사기관도 행안부로 분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작가가 충격을 받은 지점은 바로
어제 22일 경기도의회를 찾았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고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오랜만에 의회를 찾아 반가운 분들과 인사나 나누고 싶었습니다. 경기도의회 1층 안내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과도 반갑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가 의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계약직으로 근무하시던 분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있어,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려던 순간, 반가운 얼굴과 마주쳤습니다.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채명 위원장이었습니다. 안양에서 오랫동안 함께해 온 분입니다. 제가 도의원을 하고 의장을 맡았던 시절에는 시민으로서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셨고, 이후 안양시의원을 거쳐 경기도의원이 되셨습니다. 이제는 경기교육의 예산과 결산을 심사하는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맡고 계십니다. 저를 보자마자 너무나 반갑게 맞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의장님, 어디 가세요? 그냥 가시면 안 됩니다. 차 한잔하고 가셔야죠.” 그러면서 제 팔을 잡고 위원장실로 이끄시는 겁니다. 얼떨결에 따라갔지만, 사실 정치를 떠나 있는 선배를 이렇게 반갑게 붙잡아주는 그 마음
유시민 작가께서 멸칭을 사용하며 진영 갈등을 부추기는 일부 지지층을 ‘신발 속의 돌멩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대통령의 걸음을 어렵게 하고 정치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비유를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신발 속 돌멩이와 입안의 사탕은 모두 대통령을 둘러싼 존재라고 볼 수 있지만, 대통령의 걸음과 판단에 미치는 방식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발 속 돌멩이는 걷다가 나도 모르게 신발 속에 들어옵니다.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라도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프고 불편하게 합니다. 결국 걷기를 멈추고 신발을 벗어 털어내야 다시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누가 털어내라고 말하기 전에 스스로 아픔과 불편함을 느끼고 정리하게 되는 것이 신발 속 돌멩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계속되는 논쟁과 충고 역시 대통령에게는 신발 속 돌멩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충정에서 시작된 말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부담과 불편함을 준다면, 결국 충정이 아닌 걸림돌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돌멩이는 걸음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결국 살펴보고, 누가 말하기 전에 스스로 정리합
지난 18일 금요일, 이재명 대통령님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문득 10년 전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2016년 경기도의회 의장에 당선된 직후 첫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 기자께서 물었습니다. “의장님, 퇴임 후에는 무엇을 하실 겁니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회사에 복직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자동차를 팔겠습니다.” 의장 임기가 끝나면 다시 00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기자회견장을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의회 의장 정기열이라는 명함을 건네지만, 2년 후에는 다시 00자동차 영업사원 정기열이라는 명함을 건네겠구나.’ 그렇다면 남은 2년을 의장으로서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제가 찾은 답은 단순했습니다. ‘도민 속으로 들어가자.’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제가 가진 권한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함께 해결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업무의 첫 번째는 ‘도민의 게시판’을 살펴보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의장실에 ‘찾아가는 민원서비스센터’를 설치하는 일이었고, 세
지난 10일 저녁에는 수원시청 모 과장님의 시모상을 다녀왔다. 전 날의 과음으로 오후 3시까지 시체 놀이를 하며 지내느라 뒤늦게야 문자와 톡, 전화를 확인했었다. 조의금을 보낸 본보 수원주재 고정희 국장님을 비롯해 문수철 국장, 유기서 국장님, 김동초 국장님, 정재형 국장님 등등... 일어나자마자 밀린 통화를 나누다가 정 선배의 “함께 가자”는 말에 “네”하고 대답을 하고는 오후 일정을 소화한 뒤, 저녁 7시 수원시 장안구 소재 선배 집 앞에서 픽업을 했다. 물론 화성시 집에서 10여분 거리의 효원장례문화예식장을 가는데 무려 1시간 10분이 걸리는 퇴근 길 교통 상황을 감안한 동행 결정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정 선배가 과장님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제 정식으로 화해하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나로서는 그 순간이 얼마나 기꺼웠는지 모른다. 모두까기 정 선배는 유독 경기교육청을 까는 기사를 많이 작성했는데, 그 중에는 수원시를 까는 기사도 더러 있었고, 나는 그 기사들을 매번 톡으로 받으며 불편하기도 했었으니깐. 내가 청량산 수원캠핑장 홍보 기사를 쓰면, 형님은 예산타령 까는 기사를 보내 오는 등등.... 아무렴 장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마타도어식 보도’라고 반박했고, 국회의원과 장관의 겸직은 법적으로 가능하다며 비례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물론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그 자체만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와 공직에는 법적 기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더 높은 기준이 있다. 나는 과거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으로 임명됐다가 불과 며칠 만에 스스로 물러난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정말 억울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인사검증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까지 내가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나는 물러났다. 이유는 하나였다. 나를 믿고 임명해주신 임명권자에게 나로 인해 단 한 점의 부담이라도 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선택으로 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아프다. 그러나 공직자는 때로 자신의 억울함보다 임명권자의 성공을, 자신의 자리보다 국민의 신뢰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금 용 후보자에게 필요한 것도 이러한 정치적 결단이라
9월 7일 오전,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님을 만났습니다. 먼저 찾아온 도민들과의 회의가 길어져 접견이 조금 늦어졌지만, 회의를 마친 의장님께서는 직접 대기실까지 찾아와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람을 대하는 따뜻함은 예전 그대로였습니다. 남종섭 의장님을 처음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은 제9대 경기도의회 때였습니다. 당시 초선이셨던 남 의장님께서는 제가 의장 선거를 준비할 때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특히 용인 지역 의원님들을 규합하고 여러 의원님을 설득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초선이었지만 초선 같지 않았습니다. 재선·3선 의원 못지않은 정치적 감각과 관록이 있었고, 논리적인 언어로 상대를 설득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때부터 언젠가 큰 역할을 하실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4선 의원이 되셨고, 이제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를 이끄는 수장이 되셨습니다. 이날 대화의 중심은 경기도 재정위기였습니다. 남 의장님께서는 추미애 지사님의 재정 비상 상황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계셨습니다. 다만 이처럼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면 사전에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함께 머리
관사 전세 보증금 12억은 돌려 받는 돈이고, 관사는 도지사 업무 수행을 위한 공적 제공 시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12억 원 관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재정 비상 상황에서 공무원 체육대회 예산 1천만 원은 삭감하면서 도지사 관사에는 12억 원을 사용했다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그러나 관사 논란을 판단하려면 먼저 비판의 기준부터 분명해야 한다. 첫째, 관사가 공적으로 필요한가. 둘째, 규모와 가격은 관련 규정과 기준에 부합하는가. 셋째, 선정과 계약 과정은 적법하고 투명했는가. 넷째, 도지사의 개인적 요구나 특혜가 개입했는가. 저는 이 네 가지가 논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추 지사가 특정 지역이나 과도한 평형을 요구하고 통상적인 기준을 넘어서는 주거 수준을 고집해 비용을 높였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계약 과정에 특혜나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면 철저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12억’이라는 숫자만으로 세금 낭비라고 단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공무원 체육대회 예산 1천만 원과 관사 전세보증금 12억 원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체육대회 예산은 행사성
[김현섭 칼럼] 살기 좋은 도시는 인구가 많다고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많다고 곧바로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속도를 행정이 따라가느냐, 그리고 그 성장의 열매가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느냐 이다. 이 기준으로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의 시정을 바라보면 분명히 짚어야 할 두 가지 성과가 있다. 첫째는 100만 대도시에 걸맞은 행정체계를 발전 지향적으로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시는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다. 그러나 그동안 행정체계는 도시의 몸집을 따라가지 못했었다. 화성은 서울보다 1.4배 넓은 땅에 동탄 신도시와 병점 도심, 서부권의 농어촌, 산업단지가 함께 공존한다. 시민들의 생활권도 다르고 행정 수요도 다르다. 이런 도시를 하나의 행정 틀로 묶어 관리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 어려운 과제들을 정명근 시장이 탁월한 행정력으로 풀어가고 있다. 정명근 시장은 지난 초선 시절 오랫동안 숙원으로 남아 있던 일반구 설치도 마침내 현실화했다. 만세구, 효행구, 병점구, 동탄구 등 4개 일반구 체제가 출범하면서 화성은 비로소 인구와 면적에 걸맞은 행정의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상수 칼럼] 형틀이 거룩한 상징이 되기까지 성당이나 교회 건물 신도의 목에 걸고 있는 십자가는 참 묘한 물건이다. 본래는 거룩함과 가장 먼 곳에 있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죄인과 반역자를 매달아 죽이던 사형 도구였다. 인간의 수치와 고통, 죽음을 의미하던 형틀이 오늘날에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신앙의 상징이 되었다. 죽음의 도구가 생명의 표지가 된 것이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것은 자랑할 만한 표지가 아니었다. 박해받던 그들은 물고기나 닻 같은 상징으로 신앙을 표현했다. 그러나 박해의 시대가 지나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신앙이 확산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형틀은 희생과 사랑, 구원과 부활을 상징하는 표지가 되었다. 형틀의 나무가 달라진 것이 아니다. 그 나무에 담긴 의미가 달라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종교의 힘이 있다. 고난을 기억하는가, 부활을 바라보는가 가톨릭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십자가상에는 고난받는 예수의 모습이 있다. 반면 개신교회에서는 예수의 형상이 없는 빈 십자가를 자주 볼 수 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신앙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차이는 복음의 서로 다른 면을 강조하는 데서 비롯된다. 고난의 십자가상은
[최해선 칼럼]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옛말은 단순히 익숙한 사람을 선호한다는 뜻을 넘어, 검증된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가 지닌 실질적인 가치를 관통하는 격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덕현 연천군수의 연임 도전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재선을 넘어, 연천군정의 장단기 플랜을 중단 없이 밀고 나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속가능한 정책적 기반이 될 것이다. 지난 4년간 온갖 군정 현안을 온몸으로 겪으며 축적해 온 김덕현 후보의 행정 역량과 현장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지역의 자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촘촘하고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미 궤도에 오른 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 나갈 수 있는 강력한 추진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연천군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어떻게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느냐에 있다. 연천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역사·문화 자원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관광·레저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정책이 아닌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군정 운영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방향타가 흔들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의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기사 송고 마감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대는 일이 다반사이다. 올 해 초 화성시에 본사를 둔 10개 언론사 대표들이 뜻을 모아 지역 발전을 위한 기자단 형식의 화성특례시지역신문협의회를 창립했다. 이후 여러 번의 정기 및 임시회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매월 협회보를 발행하자고 의결을 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후 여러 번의 편집회의 등을 거쳤음에도 원고 마감 시간을 넘긴 지금 이 시간까지도 아직 할당된 지면의 기사량을 채우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이지 세살 버릇 평생가는 구나 싶을 뿐이다. 우리 화성특례시는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가장 질적 양적 성장 가능성이 많은 도시이다. 무엇보다 매 년 신생아 수가 가장 많은 도시, 시민 연령층이 계속 젊어지는 도시, 시민 복지의 질이 더욱 높아지는 도시로 가히 대한민국의 선도 도시라고 자부할 만하다. 그리고 행정, 기업, 가정 등의 어떤 분야이든 성장 속도가 빨라질 수록 더욱 세심한 내적 외적 피드백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시행착오로 인한 불협화음이 줄어 들고, 소외된 이들의 고충이 사그라들거나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화성시 행정과 화성시민의 기대 충족을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