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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영통구 매탄1동 ‘한 살 아기가 된 37살 아들을 27년째 돌보는 아버지’ 사연 눈길

 

[정도일보 고정희 기자] 수원시 영통구 매탄1동에는 서로의 눈과 다리가 되어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주 특별한 가족이 있다.

 

아버지 이온엽(65세)씨는 IMF시절 사업실패와 실명의 위기까지 덮친 가운데 신생아 수준에 머물러 있는 37세 뇌병변 지적장애 아들 이기독(37세)씨와 건강상 문제로 가족을 전혀 돌볼 수 없는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온엽씨는 유일한 의사표현으로 ‘소리지르기’와 ‘웃음’밖에 할 수 없는 아들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27년째 아들과 한 몸으로 살아가고 있다.

 

매일 아들의 대소변과 매 끼니 식사를 챙겨주고 하루 2차례씩 산책을 나갈 때면 기저귀를 채우고 허리에 끈을 묶어 한 몸으로 움직여야만 하지만 고달픈 삶을 달관한 듯한 아버지의 담담한 미소에서 진한 부정(父情)을 엿볼 수 있다.

 

가족의 사연에 감동을 받은 수원시청 공무원들은 패딩, 양말, 햇반, 라면 등 다양한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매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백미와 겨울외투 등을 후원했다.

 

아버지 이온엽씨는 “평생 ‘아버지’ 소리 한번 듣지 못했지만 아들 덕분에 살아가는 동력이 생기고 행복하다. 주변의 따뜻한 후원에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매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변민자 위원장은 “이온엽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사용해 달라며 ‘매여울희망브릿지’를 통해 매탄1동에 매월 3만원씩 후원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웃이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서 지역주민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