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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쉽게 행복해지는 법’ 저자 ‘오효석 기자’를 만나다!

인간답게 잘 살자는 것이 인문학이고 행복의 명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1년에 책 한권씩 집필 계획

 

 

 

"돈이 있으면 더 빨리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행복이 전부인지는 모르겠다. 행복에는 가치가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이다. 따라서 행복은 꼭 물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기자이지만 첫 책을 언론과 관계없는 ‘행복’과 관련된 책을 쓴 이유다." 

 

[정도일보 김현섭 기자] 현직 기자로서 책을 내 화제가 된 사람이 있다.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기IN 오효석 편집국장이 바로 그다. 현재 경기언론인연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오 기자는 경기도에선 나름 알려진 언론인이다. 앞서 수원시인터넷기자단 회장을 맡으면서는 수원시 관광활성화 관련 포럼을 개최했다. 그 결과를 제안서로 만들어 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단체명으로 매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수원구단 연고지를 KT가 맡으면서 수원야구장 재 개장식 때 KBO가 지역언론이 운동장 출입 취재를 불허하던 때가 있었다. 이때도 오 기자가 나서 수원시 관계자와 협상해 운동장 내에서 취재 허용을 받아 낸 적도 있다. 언론자유를 위해 칼럼 등을 게재하는 등 그 역할을 나름 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그가 책을 출간했다. 그것도 언론과 전혀 관계없는 ‘행복’을 주제로 쓴 책이다. 2월의 볕이 좋은 날, 두 가지 일을 하느라 바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기자로서 행복에 관한 책을 냈다?

50대에 들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에게 삶은 늘 고민이었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그 중 하나가 행복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한 것 아닌가. 이런저런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행복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불행했지만 행복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돈도 없고 성공할 수 없는 자신의 한계, 거기다 많은 나이로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돈 없어도 행복할 수 있고 행복은 돈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행복과 관련된 에세이집을 출간하게 됐다.  

 

인간답게 잘 살자는 것이 인문학이고 행복의 명제 

 

▲여러 분야 중 에세이를 택한 이유는

결국 인간답게 잘 살자는 것이 인문학이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인문학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곧 행복이다. 말이 인문학이지 어려운 게 아니다. 그저 일상에서 더 큰 가치를 위해 경험하고 고민하고 즐겁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인문학 아니겠는가. 그런 감성이 삶을 더 풍성하게 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 행복하다. 그래서 에세이를 택했다. 우리가 살면서 보고 느꼈던 일들. 공감하고 감동했던 이야기들. 살며 사랑하는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 에세이는 인간적이다. 타인과 나를 연결시켜 주고 내면과 외면을 연결한다. 그리고 이성과 감성을 공유한다, 그래서 통하면 감동한다. 그것이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다.


▲책 내용은?

원래 책의 주 제목은 ‘행복의 편견 깨기’였다. 출간 직전 ‘쉽게 행복해지는 법’으로 바꿨다. 사람들이 그 제목을 더 쉽게 받아들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간단하다. 돈 없어도, 가난해도 마음먹고 간단한 루틴과 습관을 들인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더 큰 가치라는 철학과 신념만 있으면 말이다. 그래서 혼자있는 시간을 많이 갖고 사색하고 고독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청춘들은 목표를 갖고 열정을 펴야 아름답기에 이 책의 내용엔 안 맞는다. 이 책은 50대 중후반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책이다. 또, 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죽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다 행복과 연결돼 있다.
 
▲기자로서 행복과 관련된 책을 냈다. 의외다?

나이 50넘게 먹어가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 결국 행복과 결부됐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어떤게 행복일까 고민하게 됐고 그 경험을 책으로 출간하게 됐다.  언론인이면서 나이가 많든 적든 오로지 돈만 쫓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돈이 많든 적든 차이가 없다. 하물며 기자로서 사명감과 사회적 의무를 저버리면서까지 사익을 쫓는 경우도 있다. 그들이 직업의 사명을 저버리고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탄다고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일반인들보다 더 윤리적이고 절제해야 할 그들이 하물며 그럴진대 평범한 우리 국민들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물질만을 쫓는게 아닌지, 그런 생각만 하면 안타까웠다.

 

돈이 있으면 더 빨리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행복이 전부인지는 모르겠다. 행복에는 가치가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이다. 따라서 행복은 꼭 물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기자이지만 첫 책을 언론과 관계없는 ‘행복’과 관련된 책을 쓴 이유다.

 

 

▲어려웠던 점은?

기자로 활동하다 보니 첫째, 글 쓸 시간이 없었다. 오후 4시까지 현장을 뛴다. 이후 집무실에 들어와 메일과 보도자료, 기사를 정리하다 보면 밤 12시가 넘는다. 자체생성 기사를 쓰기라도 한다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한다. 저녁 약속이나 술 약속이 있으면 그 마저 요원하다. 책을 쓸 시간은 더욱 없다.

 

둘째, 감정의 충돌이 책 쓰기를 방해한다. 기사라는 논리적인 글을 접하다 보면 에세이를 쓰기 위한 감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도 없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 노트북을 열어봐도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이 감정의 충돌은 책 쓰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오히려 논리적인 책을 쓰면 쉽다. 에세이라는 완전히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글이 나에게 더 힘이든 이유다.   

 

셋째,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야 하는 게 어려웠다. 책은 대중과의 약속이고 신뢰다. 거짓으로 쓸 수 없다. 타인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진실해야 한다. 언론일을 하면서 그 누구보다 떳떳하게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 전 과거까지 온전히 드러내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신이 없었다. 용기가 필요했다. 원고를 써 놓고도 세상에 내 놓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건강한 언론문화 창달을 위해서 더 깊은 노력 기울이겠다

 

▲작가이기 전에 기자다. 소회는?

사실 내 경험을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해 책을 썼다. 그것이 첫째 책을 낸 이유였다면 둘째 이유는 기자로서 쓴 책 한권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셋째는 건강한 언론문화 창달을 위해서였다. 사실 내 얼굴에 침 뱉는 이야기지만 내가 활동하는 구역에 자질과 역량이 떨어지는 기자들이 있다. 이들에게 자극을 주고 싶었다. 협력자이자 경쟁자인 이들에게 책을 출간한 기자가 있다면 그들이 자극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은 당연하다.

 

책 쓰기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글이 받쳐주지 않으면 절대 스스로 쓸 수 없다. 당연히 책을 쓰기 위해서는 글쓰기의 기본부터 공부해야 한다. 기자들이 그런 노력을 해준다면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기자들도 기본적인 역량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책을 낸 이후 한 두명의 기자들이 책을 내겠다고 연락을 해온 적이 있다. 책을 출간한 보람이 어느정도 충족된 셈이다. 나는 기자다. 앞으로 살면서 언론인으로서 더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풀지 못한 숙제는 남아있지만 숙명을 거스르고 싶진 않다. 

 

▲언론인으로 철학이 있다면?

언젠가 지인들하고 술 한잔 기울이면서 안주꺼리로 대선 후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약간 취기가 돌은 것도 있지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그들보다 못할게 없다. 살아온 과거를 보면 내가 훨씬 더 법을 잘 지키며 살아왔다. 나의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지 않고 깨끗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훨씬 더 떳떳하다...”

 

언론인이 되면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 내 삶이 위협받지 않는 한 그렇게 살았다. 소소한 원칙도 지키려 했고,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내 자신을 절제하고 통제하려 했다. 내가 언론인으로서 가져야할 마지막 자존감 같은 거다. 그래야 그 어떤 취재원을 만나도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다. 그래야 어디에서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당당히 취재하고 질문할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1년에 책 한권씩 집필 계획


▲개선돼야 할 언론환경이 있다면?

모두가 아우성이다. 언론은 먹고 살기 힘들다 하고 관계 공무원들은 언론이 많아 죽겠다고 한다. 모두가 어려운 환경이다. 사실 이 문제는 옛날엔 옛날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힘들 수 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광고비만 얘기하자면 더 그렇다. 나눠먹기식 운영 방식이 문제다. 본질을 추구하면 의외로 문제는 간단해진다. 그냥 국민들, 시민들을 위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언론활동을 잘 하는 매체에 더 지원하면 된다. 담당공무원은 ‘매의 눈’으로 출입기자의 움직임과 기사를 모니터링하면 된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우등상을 주는 건 당연하다. 언론도 그래야 한다. 그러면 언론사가 많든 적든 상관없다. 오히려 그런게 학습되면 쓸데없는 언론은 도태될 것이다.

 

위 4항에서 답변했던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언론의 본질을 제대로 쫓는 매체만 살아남는다면 관계기관 담당공무원들이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오히려 나눠먹기식 사고 방식이 문제다. 공평도 좋지만 사고가 불손한 기자나 매체까지 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니 다 어렵다. 건전한 언론문화는 언론인뿐만 아니라 민·관도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언론계가 정화될 수 있다.   

 

 

▲목표가 있다면?

될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남은 생은 1년에 한권씩 책을 쓰려고 한다. 내가 공부는 딱 질색이라 깊이 있는 책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생각하고 경험한 것들을 써내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자로서 본연의 일에 충실하려고 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운동도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귀찮고 하기 싫어진다. 그럴수록 마음을 더 다잡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런 소소한 목표를 이뤄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기IN을 아껴주시는 독자 여러분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드린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종종 인터뷰 이후나 사전에 질의서를 보내고는 한다. 그리고는 그 질의서와 현장 인터뷰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오효석 작가의 사전 인터뷰 질의서는 '퍼펙트'한 답변서였었다. 조금의 수정도 인정치 않는 모범 답안을 받았다고나 할까. 처음 ‘쉽게 행복해지는 법’ 책을 받아 읽으면서 들었던 '수려하고 안정적인 문장력'과 '심도있는 행복 관찰자적 시각'이 다시금 부각되는 순간이었다. 근래에 보기 드문 '멋진 수필집'을 정도일보 독자들도 함께 탐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의 삶에 불만족스러운가? 그렇다면 행복을 찾는 첫걸음으로 ‘쉽게 행복해지는 법’ 탐독을 권유 드린다.' -김현섭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