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모작 시대, 길어진 생애의 설계법|김한준 박사의 신중년 인생설계 #4

  • 등록 2025.08.13 17: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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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와 변화의 파도 속, 신중년이 기회를 만드는 법


우리 부모님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된다고요?”
 

건강검진에서 ‘아직 젊다’는 말을 들었지만, 퇴직 시점이 다가오자 오히려 마음은 무거워졌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환경의 개선 덕분에 평균수명은 83세를 넘어섰고, 건강수명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여분의 시간’은 한편으로 막막함을 안긴다. 오래 산다는 것은 곧 ‘더 많이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는 정년 이후 10~15년 정도를 보내면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했지만, 지금 세대는 203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길어진 여정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단순한 생활 문제가 아니라 인생 설계의 핵심 과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변화와 기회의 속도가 동시에 빨라졌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기술, 사물인터넷 등은 일자리의 형태와 내용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한 번 배운 기술로 평생을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5년, 심지어 2~3년 만에도 직무 역량이 구식이 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변화의 흐름은 신중년에게 새로운 도전의 장이 된다. 20대의 선택으로 평생 직업이 결정되던 시대는 끝났고, 누구나 인생의 여러 모작을 설계할 수 있는 ‘다모작 시대’가 열렸다.
 


 다모작 인생은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직업·취미·사회활동·자원봉사·창업을 유연하게 조합하여 자신만의 인생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은퇴 후 1모작에서 쌓은 경영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2모작에서는 평생 꿈이었던 서예를 배우며 전시회를 열고, 3모작에서는 지역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각 모작이 단절된 섬이 아니라, 경험과 가치가 연결되는 다층 구조라는 점이다.  

  

문제는 변화에 대한 우리의 태도다. 인공지능 시대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주저하는 이들을 가차 없이 뒤처지게 만든다. 기술과 환경은 계속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공감과 창의성, 윤리와 신뢰, 인간관계의 질, 그리고 배움의 지속성은 어떤 시대에도 생존과 성장의 기반이 된다. 결국 길은 자기 변화 밖에 없다. 부정적 습관과 태도를 버리고, 삶을 주도하는 강력한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AI 시대에 ‘능력자’로 남는 방법이다.     

 

50세는 인생의 반환점이다. 이 시기에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리고 준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노화와 걱정의 돛단배’에 앉아 한숨만 쉬는 대신, 새로운 뱃길을 찾아야 한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10년을 묵묵히 준비하는 각오로, 작은 기술 하나라도 배우고,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한 식당 주인이 50대에 퇴직 후 조리학원에 등록해 7년간 연구 끝에 지역 명물 메뉴를 만든 사례처럼, 끈기와 학습은 새로운 시장을 연다.     

 

인생의 1회 차 30년은 사회 진입과 경력 축적의 시간이라면, 2회 차 30년은 자기실현과 사회 환원의 무대다. 50대에 출발하여 80세에도 여전히 활기찬 삶을 사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에게 은퇴는 끝이 아니라 ‘다음 장으로의 전환’이다.     

결국 다모작 인생의 성공 여부는 준비와 태도에 달려 있다. 남이 만들어준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는 대본을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길어진 생애는 우리에게 단순히 더 많은 날을 주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준다.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놓칠 것인가. 답은 지금 내 선택 속에 있다.

 

글/사진: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인생3모작 전문가】는 경영·교육·생애설계 분야 명강사. 공기관, 중앙부처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명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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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charly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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