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詩] 전지(剪枝) / 최충식

  • 등록 2022.03.16 05: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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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剪枝) 
                                   - 최충식   

 

봄이 되자
과일나무 가지를 자른다
지난여름 
기세 좋게 웃자란 줄기며
먹기만 하며 굵어진
욕심 많은 놈을 자른다
숨통이 트이는구나
골고루 햇빛을 받으며
꽃 피고 실하게 열매 맺을 일이 선하다 
어디 단호한 가위가 있어
뒤죽박죽 자라난 생각을 잘라내 줄까
툭툭 불거져 나오는 울분 같은 것도 
싹둑 떼어내 불태울 수 있을까
헛것들을 솎아내는 봄이라고
희망은 늘 자정의 바탕에서 솟아나는 법
그렇게
온 누리에 눈물 나는 축복이었으면 좋겠다

 


전지(剪枝)는 흔히 가지치기라고 합니다. 식물의 겉모양을 고르게 하고 웃자람(헛자람)을 막으며, 과실나무 따위의 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곁가지를 자르고 다듬는 일이지요. 시인은 귀경생활을 통한 과수밭 가지치기를 통해 사람들 스스로가 헛된 생각이나 좋지 않은 감정들을 단호하게 잘라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사람의 희망은 잘못된 생활의 자정(自淨)과 정화(淨化)의 작용을 통해 발현된다고 표현합니다. 그러고보면 바라고 소망했던 것을 이루었을 때의 기쁨이나 환희 자체가 축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국 축복은 그릇된 감정이나 습관을 단호하게 잘라내는 가지치기 노력을 통해 얻게되는 세상 이치인가 뒤돌아보는 새벽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그루의 나무입니다. 자신의 현재 위치가 토양이며 자기 절제의 노력들이 전지작업이지 않을까 돌아봅니다/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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